작년 10월 이후로 아무말도 없이 잠수했다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쓰는 글이 이런 글이라 죄송합니다. 하지만 요즘 뉴스등에 보이는 것을 보다보면 공돌이의 피가 끓어올라 뭔가 한마디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일본 원전때문에 우리나라 언론이 무지 시끄러운데다가(너무 과도하게 시끄럽지만) 방사능 괴담과 같은 이야기가 마구떠돌고있네요.(근데 이건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듯) 그렇다보니 그런 괴담에 대해 차근차근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을 해주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글을 읽다보면 가끔 개념의 혼동이 오는 분들이 계신 것 같습니다.
바로 위와 같은 댓글을 남기는 분들이죠. 과학은 가치 중립적인 학문입니다. 과학은 절대 이게 좋다 저게 나쁘다라고 말해주지 않아요. 과학은
'우라늄 같은 무거운 원소의 원자핵은 분열되면서 질량결손이 일어나는데 여기서 막대한 에너지가 나와 발전등에도 쓸 수 있다.'라는 말 밖에 해주지 않아요. 그냥 일어나는 사실을 설명하는게 과학입니다. 그럼 원자력 발전소를 세운건 뭐냐? 그것은
공학의 분야입니다. 과학은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하지만 공학은 그걸 실생활에 접목시키는거죠. 과학은 단지 'A란 것이 일어난다'라고 말하지만, 공학은 'A라는 것이 일어나는데 이걸 어떻게 써먹을까?'하는 학문이라는거죠.
그렇다면 원자력 발전소를 짓게 만든 공학이 나쁜거냐? 이것은 공격 방향을 잘못 잡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습니다.
아무 이유 없이 원자력 발전소를 세운게 아니라는 사실이지요. 원자력 발전소. 즉, 핵 분열을 이용한 발전을 사용하는 이유는 발전에 들어가는 비용이 다른 것에 비해 비교도 안 되게 싸고 면적도 별로 차지하지 않지만 막대한 에너지를 꾸준히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화력, 수력, 풍력, 태양열, 지열, 파력, 조력 별별 발전 방식이 다 있지만 그중 최고의 효율을 뽑아낼 수 있는 것이 현재로는 원자력(핵분열)이기 때문에 원자력 발전소를 세웠고 또 늘려가는 것 입니다. 그래도 위험하니 폐기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면 그것은
"교통사고가 위험하니 자동차를 모두 없애버려야한다."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는 그 수가 많지 않지만 우리나라 생산 전력의 매우 큰 부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걸 아무 대책없이 폐기하고 다른 발전 방식을 쓴다면? 당연히 전기값이 엄청나게 올라가겠죠. 평범한 가정집의 여름 한달 전기값이 몇백 ~ 몇천만원이 나올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가정집이 이정도면 산업현장은.. 상상하기도 싫군요.) 전국민이 이걸 감수하더라도 원자력 발전소를 폐기하라고 한다면 그건 어쩔 수 없겠지만 아마 감수 못 하겠다고 나오실 분들이 더 많을걸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당장 원자력 발전소를 다 폐기처분하고 다른 발전소로 대체하는 방식은 쓸 수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핵분열 발전을 하고있다는 말씀은 드렸고, 그렇다면 영영 핵분열 방식을 이용해야하느냐? 하면 그것은 또 아니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은 어쩔 수 없이 핵분열을 이용하고 있지만 핵분열 또한 이런저런 단점이 많기 때문에 많은 과학&공학자들이 핵분열을 대체할만한 발전방식을 지금 이 순간에도 꾸준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핵융합 발전이 있는데요. 문제는 아직까지 핵융합으로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기술력이 전세계 어디에도 없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기술이 개발될 때까지는 핵분열 발전소를 세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문제가 되겠지요. 하지만 핵분열보다 더 안전하고 더 싼 발전방식이 생긴다면? 당연히 그 방식이 채택될 것입니다. 그때까지는 우리모두 참고 기다리는 방법밖엔 없겠지요.
(아니면 관련 학문을 전공하셔서 직접 그 개발현장에 뛰어드는 방법도 있습니다.)P.s: 사실 이 문제는 공학자라는 개념이 너무 안 잡혀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P.s 2: 아직까지 GMO괴담도 떠돌고 있네요. 참 슬픈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